1. 천생 문과생이지만 과학이랑 수학이 좋은
나는 천생 문과생이다.
책 읽고, 글 쓰고, 토론하는 걸 좋아하고
암기 과목엔 자신 있지만
수학이나 과학 같은 이해가 필요한 과목엔 약하다.
수학 사교육비로 부모님께서 지출하신 돈이 천 단위는 될 텐데
역으로 내 수학 등급은 모든 과목 중에서 최하 등급이었다.
과학이랑 코딩은 또 어떻고.
특히 '스크래치'를 떠올리면 머리가 벌써부터 아파왔다.
스크래치를 아직 접해보지 않은 분이 계실 수 있을 거 같아
이 스크래치에 대해 잠깐 언급하고 가겠다.
고등학생 때 학교에 코딩 동아리가 생겼다.
c언어에 관심이 있던 나는 코딩 동아리에 들어갔다.
코딩 동아리에서 배웠던 건 '스크래치'라고,
사진에 있는 주황색 고양이를 내 맘대로 조종하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코딩에 익숙해 질 수 있도록 하는,
코딩 초보에게 추천하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이 스크래치를 정말, 아주, 많이 못했다.
고양이를 오른쪽으로 돌려야 한다면
먼저 내 몸을 오른쪽으로 한 번 틀어보고,
'아 이쪽으로 가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틀겠구나!'
하고 이해한 다음
오른쪽으로 방향 틀기를 클릭해서 고양이의 방향을 틀었다.
과장이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상황이다.
코딩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확실히 다짐한게 하나 있다면,
"절대로 코딩을 기반으로 하는
컴퓨터 공학과는 지원하지 말자.
그 길은 내 길이 아니다."
로 요약할 수 있었다.
위의 상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나는 이해가 상당히 필요한
이과 계열 과목을 많이 못 했는데
해당 과목을 배우는 건 좋아했다.
여러 개념이 복합적으로 연결된 수학문제를 풀 때면
어려운 퍼즐을 모두 맞춘 것처럼 기뻤고,
내가 당연시 여겼던 사회현상을
과학을 통해서 해당 현상의 원리를
이해하는 재미가 있었다.
함정이 있다면 좋아만 했지
해당 학문을 깊이 있게 공부하진 않아서
성적은 전혀 좋지 않았다.
2. 누가 전과를 할까?
학문을 배울 때 느끼는 재미는 이과 과목 뿐만 아니라
문과 계열 과목을 배울 때도 있었기에
나는 내가 흥미가 있으면서도 어느정도 잘하는 계열인
문과 쪽으로 내 진로를 잡았고,
대학교 전공은 자연스럽게 사회과학계열 쪽으로 갔다.
흥미는 있지만 못하는 걸 배우면서 괴롭고 싶진 않았다.
이공계열은 해당 분야를 잘하는 학생들이 모일 텐데
내가 가서 그 친구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란 회의감도 들었었다.
그래서인지 대학교 1학년 때까지만 해도 나는 내가 컴퓨터 공학과로 전과할 거라고,
아니 예초에 전과를 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수강편람에서 전과와 관련된 글을 읽었을 땐 이런 생각까지 했었다.
어떤 사람들이 전과를 할까?
2년 후의 내가 했다.
심지어 내가 절대 인연이 닿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던 이공계열 쪽으로
전과하면 과에 적응하는 것도
수업 진도 따라가는 것도 많이 힘들 텐데 왜 전과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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