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탄. 컴공 과제 현실: 금연 구역에서 꽃 피워진 사랑 (feat. 임베디드 과제)

오늘 글의 제목은 '금연 구역에서 꽃 피워진 사랑'이다.

제목을 보고 도대체 무슨 일을 겪었길래
이런 제목을 쓴 걸까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을 거 같다.

상황 설명을 위해선
'임베디드'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이 필요하다.

임베디드는 내가 3학년 때 수강했던 과목으로

기계 설계 방법에 대해 배우는 과목이다.

그림 자동으로 그리는 기계,
분리수거 자동으로 해주는 기계
불 알아서 꺼주는 기계,

더 넓게는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핸드폰, TV, 냉장고 등도 기계 설계에 해당할 것이다.

 

핸드폰이나 TV는 어려워도 

간단한 전자 피아노 정도는 셀계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배운다.

 

 

하루는 임베디드 수업에서 기말과제로

'나만의 기계 만들기'가 주어졌다.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아서
일단 사람들이 만든 걸 여러개 찾아봤다.

그중에서 눈에 띄었던 게 경보센서였다.
경보센서하니까 떠오르던게

금연 구역 경보센서 만들면 어떨까? 였다.

내가 현재 재학중인 학교에는

밀폐형 금연구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밖에서 담배를 피는 분들이 많아

비흡현자 분들이 불편을 토로하는 일이 많았다.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면 센서가 담배 연기를 감지해서

화재 경보음처럼 큰 소리를 내면

흡연자분들도 더 이상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지 않겠지?라고 생각함과 동시에

나 진짜 아이디어 천재만재 아니야? 하면서

구글에 흡연 경보 센서를 검색하니 먼저 만드신 분들이 많이 계셨다.

다시 겸손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기존의 것과 차별성을 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

더불어서 단순히 경보음이 울리면 소음 문제로 타 학우분들께

불편을 끼칠 수도 있을 거 같단 점도 고려했고,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는 흡연자로 하여금 이런 생각이 들게끔 하고 싶었다.

"부끄러워서 이 금연구역에선 담배를 못 피겠네!"

그래서 흡연자에게 부끄러움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음악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베토벤 운명, 헤리포터 테마곡, 스타워즈 테마곡 등

다양한 곡들을 들어보다가 '멘델스존의 결혼식 행진곡'에 제대로 꽂혀버렸다.

 

갑자기 왜 결혼식 행진곡이 튀어 나왔을까?

자, 눈을 감으면 이 글을 읽을 수 없으니
눈을 감았다고 자기 암시를 하고, 차분히 상상을 해보자.

 

당신은 방금 막 백반 집에서 식사를 끝내고,

금연구역에서 지인들과 함께 담배를 피우고 있는 중이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몇 초 정도 흘렀을까.

어디선가 결혼식 행진곡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도도도 도~
도도도 도~
도도도 미!
미미미 미! 미미미 솔!
솔솔솔 솔! 솔솔솔!
도↗!
시 →솔↘ 라→ 솔↘ 파↘ 레↘ 
도레도레도레

 

(이하생략)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길을 걷던 행인들이 힐끔 거리면서 당신과 지인들을 쳐다본다.

당신은 아무렇지 않은 척 마저 담배를 피운다.

지금 담뱃불을 꺼버리기엔 아까웠다.

그런 당신의 인내심을 시험하듯 스피커에서

노래 소리와 함께 활기찬 남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여러분~! 금연구역에서 이루어진 저희들의 사랑을 축하해주세요!"

 

이쯤돼면 슬슬 눈치 챘을 거 같다.

나는 이 기계 설계 과제를 기말고사 2주 전부터 하기 시작했다.

힘든 시기에 이성적인 사고회로가 마비됐는지 정말 희안한 기계를 기획했다.

 

만든 기계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 가능하다.

 

목표한 대로 만들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재밌었다.

 

 

https://studywithowl.tistory.com/162

7탄 번외 1. 흡연감지센서 제작(틴커캐드)